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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味親) 식객

[인천/서창동] 진한 추어탕 국물에 건강이 채워지는 '원주추어탕'

by 미친식객 2023. 12. 26.

보통 어릴 적에는 징그러운(?) 재료를 사용한 음식은 잘 먹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나 역시 다를 바 없었다.

추어탕은 미꾸라지가 재료로 사용되는데 아마도 뱀이 연상되어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뱀과 미꾸라지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았기에 아니 먹고 나서 맛있음을 깨닫고 그 둘은 다른 것이라 강제로 분리시켰다.

 

사실 미꾸라지는 좋은 영양성분을 많이 갖고 있다. 추어탕은 아미노산과 타우린, 오메가3와 비타민A가 들어있어 당뇨병 및 고혈압, 동맥경화에 효과가 있는 보양음식이다. 특히 뼈까지 조리하기 때문에 칼슘을 풍부하게 섭취할 수 있다. 여기에 한 가지 덧붙이자면 남자에게 더없이 좋은(?) 음식이기 때문에 원기회복이 필요할 때 먹으면 좋다. 그래서 나는 기력이 부족하다 싶을 때 추어탕을 먹으면 몸에 기운이 도는 것 같다.

추어탕은 남원추어탕과 설악추어탕 그리고 원주추어탕이 유명한데 모두가 지역 특색에 맞게 조리된 향토음식으로 맛있음에 유명해진 것이다.

 

이중에 오늘 소개하는 식당은 '만수동 원주추어탕'이다. 이곳은 행정구역상 만수동이지만 서창1지구 들어가는 초입에 위치하고 있다.

지도에서 보는것처럼 조금 외진 곳에 떨어져 있는 만큼 자동차를 이용해 방문하는 것이 좋다. 물론 넓은 주차장이 있어 차량 이용에 불편함은 없다. 자가용이 아닌 버스로 이용 시에는 서창동 방면으로 가는 14-1, 47, 62, 532, 535 버스를 타고 '서창동 화원' 정류장에서 내리면 엎어지면 닿을 거리에 있다.

 

주소: 인천 남동구 만수동 670-6 (장아산로 96-1)

식당안에는 원목 테이블과 묵직한 의자들이 놓여있다. 식당 외관이 가정집을 개조한 것처럼 보여서인지 집에 들어가는 느낌이 들어 신발을 벗어야 할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원래는 신발을 벗고 입장해야 했지만 신발을 신고 들어가도록 바뀌었다.)

자리에 앉으면 기본찬과 솥밥에 부어 먹을 따뜻한 물을 가져다준다.

기본 반찬은 오이무침, 겉절이, 가지무침과 고추가 나오는데 배추김치를 제외하고 다른 반찬들은 그때마다 다르게 나온다.

(추어탕에 넣어 먹을 다진 마늘과 썰은 고추도 나오는데 미처 찍지 못했다.)

추어탕(11,000원)과 추어튀김 중자(10,000원)를 주문한 상차림이다. 이곳은 추어탕을 주문하면 솥밥이 나온다. 

부추가 담겨 나오기는 하지만 나에겐 부족하다. 그래서 다진 마늘과 고추 그리고 부추도 더 요청하여 추어탕 안에 듬뿍 넣어 먹는다.

부추를 먹으면 남자에게 좋다고 전해지는데 이 말도 맞지만 사실 부추는 추어탕과 마찬가지로 간기능에 좋은 음식으로 동의보감에도 가슴이 답답하고 심중 급통으로 아플 때 부추를 생으로 즙 내어 먹으면 좋다고 되어 있다.

원주추어탕은 공깃밥이 아닌 솥밥이 나온다. 솥밥의 장점은 갓 지은 밥이기 때문에 하얀 쌀밥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솥밥의 또 다른 장점은 누룽지나 숭늉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것이다. 밥을 덜어내고 그대로 굳히면 누룽지가 되는데 옛날(?) 사람이라면 밥을 하고 엄마가 만들어진 누룽지를 먹었던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된다. 한국 사람이라면 다 좋아할 것이다. 누룽지를 떼어먹는 게 귀찮다면 따뜻한 물을 부어 숭늉으로 만들어 먹어도 좋다. 구수한 숭늉은 식사의 마지막을 푸근하고 깔끔하게 마무리하게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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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추어탕을 먹는 방법은 단순하다. 몸에 좋은 것은 무조건 많이!

추어탕 자체만으로도 영양만점의 보양음식인데 여기에 부추와 다진 마늘, 썰은 고추를 추가로 넣고 들깨가루는 두세 스푼정도 넣는다. 다만 산초가루는 아직 추어탕 고수(?)가 아니기에 넣지 못한다.ㅎ

추어튀김(중)은 둘셋이 추어탕과 함께 먹기 좋은 양이다. 추어탕과 추어튀김을 함께 먹는 것은 마치 짜장면과 탕수육을 같이 먹는 것과 같다. 따뜻한 국물의 추어탕과 통추어 튀김의 보양 궁합은 그 어떤 보양식가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것이다.

추어튀김을 먹을 때 느껴지는 바삭한 식감과 고소함이 참 좋다. 미꾸라지를 통으로 튀긴 것을 생각하면 징그럽다 생각할 수 있지만 먹다 보면 맛있음에 그것을 망각하고 계속 먹게 된다. 한입 베어 먹을 때마다 기력이 보충되고 건강해지는 상상을 하면 더 맛나게 먹게 된다.

추어가 미세하게 갈아져 나와 입안에 걸림은 하나도 안 느껴진다.

원주추어탕은 진하다. 걸쭉하게 떠지는 모습만 봐도 진함이 느껴지는데 먹어보면 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재차 확인하게 된다.

밥이 보약이라고 갓 지은 밥은 맛있을 수밖에 없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하얀 쌀밥에 빨갛게 익은 김치를 싸 먹는 맛있음은 한국사람만 느낄 수 있는 특권이다. 이렇게 밥 한점 먹고 추어탕 한 국물 떠먹으면 속이 든든해짐이 느껴진다

추어탕 국물은 유난히 밥알에 흡수가 잘되어 금방 곤죽이 되어 버린다. 그래서 추어탕에 밥을 말을 때는 반공기씩 말아야 한다. 

만약 이를 어기고 한 공기를 말아버린다면 추어탕 국물이 금방 없어져 뻑뻑하기 그지없는 추어밥을 먹게 될 것이다.

국밥이나 탕에는 깍두기가 진리지만 이날 반찬에는 깍두기가 없는 관계로 김치를 얹어 먹었다.

나쁘진 않지만 역시 국물에 젖은 밥에는 아삭한 무김치의 식감이 좋다.

처음 반공기는 누가 먹었는지도 모르게 금방 동이 나고 나머지 반공기도 마저 말아먹기를 계속한다.

먹을 때마다 보양이 되는 느낌의 추어탕은 따스한 성질의 음식이라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이 과하게 먹으면 배탈이 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오늘도 맛있음에 완탕!

진한 추어탕 국물에 갓 지은 솥밥을 한 그릇 뚝딱 먹으면 속이 따스해지는 것도 원기가 회복되는 느낌이 든다.

개인적으로 삼계탕보다는 추어탕이 나에겐 더 잘 맞는다. 다음날이면 왠지 몸이 불끈해지는 기분이랄까!ㅎ

 

추어탕을 먹고 숭늉으로 마무리하면 원주추어탕에서의 식사 만족감은 98%가 된다. 부족한 2%는 입구에 있는 자판기에서 믹스커피 한잔 뽑아 마당에 있는 정자마루에 앉아 마시면 100%를 채울 수 있다.

 

만수동 원주추어탕은 국물 인심이 좋다. 만약 국물이 부족하다 싶으면 요청해 보라. 그럼 주방에서 조금 더 만들어 내어 준다. 나는 애초에 주문할 때 추어탕 국물을 넉넉하게 달라고 부탁한다. 그래서 원주추어탕을 방문할 때마다 배부름과 건강함을 듬뿍 안고 돌아온다.

 

자동차가 아니면 찾아가는 불편함이 있지만 먹고 나설 즈음엔 그 불편함을 잊을 만큼 만족하게 되는 '만수동 원주추어탕'.

24년이 시작되면 또 방문하여 추어탕으로 기력을 보충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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