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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味親) 식객

[부산/중동] 부산에서만 먹을 수 있는 해운대 비빔당면 '구포국수'

by 미친식객 2023. 11. 22.

'생전처음'이라는 말은 태어나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것을 뜻한다.
'비빔당면'이라는 음식은 나에게 있어 생전처음에 해당되었다.
 
부산에 가기 전날 부산을 소개하는 TV프로그램에서 깡통시장 비빔당면을 먹는 장면이 나오는 것을 보았다. 나는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연의 일치일까? 다음날 부산을 찾아 점심에 들린 식당에서 생애 최초로 비빔당면을 마주했다.

부산에 도착하니 오후 2시.
점심이 조금 지나 시간이라 끼니를 때워야 하는 의무감(?)에 식당을 찾았다. 메뉴는 가볍게 먹자고 생각하여 면 종류로 결정했다.

면중에 부산하면 밀면이고 밀면 하면 '해운대 가야밀면'이 맛있지만 오늘은 좌동까지 가기에 귀차니즘이 있었다.
그래서 예전에 한번 들렸던 국수집에서 가볍게 먹고자 들어간 곳은 '구포국수'
 

해운대 가야밀면 포스팅 보러가기

 
 

구포국수 위치

구포국수는 해운대구청과 해운대시장의 사잇길 해운대 유명 빵집 '웁스' 옆에 위치해 있다.

구포국수 내부

'구포국수 해운대본점'은 내부가 길게 되어 있고 실내가 깔끔하고 깨끗해서 좋다.

구포국수 메뉴

메뉴는 전반적으로 국수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아무리 국수라 해도 요즘 같은 고물가에 4~5천 원이면 착한 가격이다. 그래서일까? 평상복 차림의 어르신들이 많이 방문하는 걸 보니 지역 손님들이 자주 찾는 것 같다. 
 
메뉴판을 보다 보니 전에는 눈에 띄지 않았던 '비빔당면'
전날 TV에서 보고 먹고 싶었던 그 메뉴가 메뉴판에 걸려있는 것을 보고 음식에 반가움을 느껴본 적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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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포국수 비빔당면

주문하니 비빔당면, 김치, 국, 비빔당면 이렇게 세 가지만 나온다.
 
비빔당면은 먹을거리가 귀하던 6.25 전쟁시절 녹말가루를 이용한 당면을 가지고 적은양으로 포만감을 느끼기 위해서 먹었다고 전해진다. 그런 것도 모르고 나는 곱빼기를 주문했더니 가볍게 먹고자 했던 점심 계획은 실패했고 저녁때까지 배부름을 가져야만 했다.

형형색색의 어묵, 시금치, 당근, 단무지, 김가루 고명들이 올려져 있고 아래에는 당면이 깔려있다.

양념장을 통해 입맛에 맞게 넣어서 비벼 먹어야 한다.
내 입맛에는 양념장이 생각보다 맵지 않아서 꽤 많이 넣어서 비벼 먹었다.

양념장이 무슨 맛일까? 궁금하여 조금 덜어 먹어보았다. 달달한 고추장 맛이 느껴졌다.
고소한 맛도 조금 느껴지는 것을 보니 고추장에 참기름을 섞은 것이 아닐까 유추해 본다.

매콤한 맛의 비빔당면은 후루룩 거리며 먹기에 좋았다. 라면하고 달랐다. 밀면과도 달랐다. 잡채를 먹는 것과 비슷했다.
당면 특유의 미끈한 식감은 같았지만 잡채의 느끼함은 없었다. 잡채보다는 깔끔한 맛이었다.

비빔당면을 먹다 보면 입안이 뻑뻑하거나 매운맛을 씻어내고 싶을 때 국물을 한 번씩 먹어주면 좋다. 사장님께 물어보니 국물은 잔치국수 국물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뜨겁지만 시원하고 개운한 느낌이 들었다.

따뜻한 서울식 쫄면이라고나 할까? 쫄면에서 쫄면이 아닌 당면이 들어가 있는 것과 같다.

TV로 봤을 때는 잡채의 당면처럼 찬 느낌의 비빔당면을 생각했다. 갓 삶아 나온 당면이 뜨끈함으로 입안에 들어왔을 때 당황스럽고 어색했다.
 
부산에서만 먹을 수 있는 비빔당면은 매콤한 맛으로 빨리 먹기에 좋은 음식이다. 시간이 좀 지나니 당면이 서로 엉켜 붙어 맛이 덜했다.

비빔당면을 맛있게 먹는 방법은 나온 즉시 빨리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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